파란색의 이야기 입니다.
3년 전, 어느 날 밤에 있었던 일입니다.
파란색과 소파에 나란히 앉아 한국 텔레비죤 드라마 《태조 왕건》을 보고 있던 남편이 자그만치 20여명의 왕후와 비빈들을 거느리고 사는 왕건을 보고는 불쑥 이런 말을 던진적 있었습니다.
《허허 여자 스물은 몰라도 셋만 데리고 살았으면!》 이는 남편이 부지불식간에 던진 말이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흔히 무의식간에 던지는 말이 그 사람의 본심을 더 솔직하게 드러내는 법이지요.. 그날 남편은 분명 한 녀자에게만 만족해서 살고 있는게 아님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지요. 나의 남편도 분명 남자이니깐요. 현실의 여건이 여의치 않아 그렇지 만약 여건이 닿는다면 진시황(秦始皇)처럼 삼천궁녀(三千宮女)는 몰라도, 태조 왕건처럼 20명은 몰라도, 자기 말대로 녀자 셋은 거느리고 살려고 할 게 분명했습니다.
남자들의 욕심은 정말 끝이 없구나! 마누라 하나가 부족해서 셋이란 말인가? 속으로는 앵돌아졌지만 나는 짐짓 태연하게 웃으면서 물었습니다.
《왜서 3천도 아니고 3백도 아니고 하필이면 셋이예요? 》
《많을수록 좋기야 하겠지만, 개괄적으로 말해서 우리 남자들에게는 세 여자가 필요하지. 정숙한 녀자, 현명한 녀자, 요부같은 녀자, 이렇게 셋이 필요한거야. 우선 살림을 잘하고 자식 잘 챙기는 정숙한 녀자, 말하자면 현처량모(賢妻良母)가 필요하겠지. 그리고 서로 공동한 언어도 있고 똑똑하고 일정한 지식과 재간도 있는 현명한 녀자, 말하자면 지적인 녀자도 필요한거야. 하지만 이 두 녀자만 가지고는 안돼. 동지섣달 긴긴 밤 한 허리를 베여 내여 춘풍 이불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님 오시는 밤이면 길이길이 풀어내는, 황진이 같이 섹시하고 예쁜 녀자, 요부 같은 녀자도 필요한거야. 그래서 여우같은 녀자와는 살아도 곰 같은 녀자와는 못산다는 말이 있잖아, 호박 같은 녀자와는 더욱 못살지, 허허허!!》
그 는 남편의 이 말에 이렇게 은근히 비꼬았습니다..
《그럼 당신 앞에 있는 이 녀자는 세 녀자 중에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 좀 알아봅시다. 그래야 모자라는 두 녀자를 구색을 맞춰 물색할거 아니예요. 내가 무슨 수를 대서라도 마련해 드리오리다. 내가 달갑게 중매군이 되오리다.》
그의 말에 은근히 가시가 돋쳐 있음을 알아챈 남편은 사공이 배머리 돌리듯 인차 말머리를 돌려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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